사람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는 일은 그 안에 담긴 생의 궤적을 읽어내는 과정이자, 관계 속에서 변화해 온 조각가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는 기록이다. 서찬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 《서찬 부조 조각전; 시선이 머문 자리-얼굴》이 6월 30일(화)부터 7월 5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개최된다.
경북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조폐국 부설 국립 메달 예술학교를 거친 작가는 현재 한국조폐공사 기술연구원 디자인연구센터 조각연구팀에 재직 중이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10년 만에 개인전을 재개한다. 10년의 세월은 공백은 단순히 작업의 중단이 아니라, 조폐공사에서의 정교한 조각 실무가 예술적 사유와 결합하여 무르익는 숙성의 시간이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업 세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자 변곡점이 되는 자리이다. 과거 일에 매진하며 타인과의 관계에 조심스러웠던 작가의 태도는 삶의 흐름 속에 찾아온 새로운 인연들을 통해 유연하게 변화했다. 그 시선은 자연스럽게 얼굴이라는 조형적 본질에 가닿았고, 이는 곧 작품의 방향성을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작가에게 얼굴은 각자의 삶이 기록된 지형도이자, 무한한 탐구를 허용하는 광활한 우주와도 같다.
작가는 부조(Relief)라는 형식을 빌려 인물의 입체적 깊이와 그 너머에 숨겨진 심리적 층위를 동시에 포착한다. 수지와 테라코타가 지닌 재료의 유연함으로 미세한 근육과 표정의 변화를 세밀하게 살려냈으며, 그 위에 청동의 묵직한 색채를 입혀 삶의 무게와 응축된 시간을 시각화했다. 특히 낮은 굴곡을 따라 흐르는 빛의 미묘한 변화는 정교하게 설계된 부조의 표면 위에서 매 순간 새로운 생명력을 환기한다.
이번 전시는 집요한 관찰을 통해 길어 올린 타인의 삶과 작가 자신의 내면적 성찰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 익숙한 형상 속에서 삶의 온도와 관계의 흔적을 조용히 반추하게 하는 부조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